의뢰인은 부친(A)으로부터 상속받은 임야를 두고 고모와 갈등을 빚고 있었습니다.
그 임야는 일제 강점기에 의뢰인의 증조부(B) 명의로 사정되어 있던 것으로서 A가 18세 되던 해에 조부(C)의 유언에 따라 직접 A의 이름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은 A가 사망한 후 상속등기를 마쳤는데, 의뢰인의 고모는 그 임야는 원래 C의 것이었으니 자신도 상속권이 있다면서 임야의 배분을 요구하였습니다.
의뢰인이 고모의 요구를 거절하자 고모는 A가 위 임야에 관하여 마친 소유권보존등기는 원인 없이 경료된 것이어서 말소되어야 하고, 의뢰인의 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소유권보존등기가 무효인 이상 말소되어야 한다며 위 각 등기의 말소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소유권보존등기란 등기 명의인이 어떤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최초로 취득하였음(이를 ‘원시취득’이라고 합니다)을 국가가 공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소유권이전등기란 이전 등기 명의인으로부터 새로운 등기 명의인으로 소유권을 이전하였음을 국가가 공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 사건 임야의 사정 명의인과 소유권보존등기 명의인이 달랐다는 것이죠. 위 임야는 B가 일제 강점기에 소유자로 사정되어 임야조사부에 소유자로 등재되어 있었는데 소유권보존등기는 A의 명의로 마쳐졌기 때문에 임야조사부와 등기부 상의 소유자가 달랐던 것이죠.
우리 대법원은 이런 경우에 아래와 같이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은 깨어진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토지조사부에 소유자로 등재되어 있는 자는 재결에 의하여 사정 내용이 변경되었다는 등의 반증이 없는 이상 그 토지의 소유자로 사정받고 그 사정이 확정된 것으로 추정할 것이고( 당원 1986. 6. 10. 선고 84다카1773 판결 참조),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은 그 보존등기 명의인 이외의 자가 당해 토지를 사정받은 것으로 밝혀지면 깨어지는 것이며”
(대법원 1997. 5. 23. 선고 95다46654,46661 판결 )
등기가 마쳐지면 그 등기원인, 대리권, 등기 절차의 적법성 등은 모두 갖춘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등기의 추정력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일단 등기가 마쳐졌다면 그 등기의 원인 무효를 주장하는 사람이 그 무효 사실을 증명하여야만 합니다. 그러나 위 판례와 같이 등기의 추정력이 깨어질 경우에는 등기 명의인이 스스로 그 등기의 원인이 무효가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를 증명책임의 전환이라고 합니다.
고모는 임야조사부의 사정 명의인과 소유권보존등기의 등기 명의인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은 깨어진다는 사실을 주장하였습니다. 재판부가 이 주장을 받아들이면 의뢰인은 A가 18세의 나이에 어떻게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칠 수 있었는지에 관하여 증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요.
의뢰인은 소장을 송달받은 후 이용희 변호사와 상담을 하였습니다. 이용희 변호사는 소장을 꼼꼼히 살핀 후 의뢰인에게 이 사건의 쟁점을 설명하고 필요한 증거를 같이 수집하였습니다. 이용희 변호사는 18세에 불과하였던 A가 소유권보존등기를 어떻게 마칠 수 있었을지 고민하였습니다.
결국 이용희 변호사는 관련 자료를 조사하여 A가 1969. 6. 21. 법률 제2111호로 시행된 임야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에 따라 위 임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렇게 특별조치법에 따라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때에는 사정 명의인과 등기 명의인이 다르더라도 등기의 추정력이 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입니다.
“구 임야소유권이전등기에관한특별조치법이나 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임야 내지 토지에 관하여 그 임야 내지 토지를 사정받은 사람이 따로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경우라도 그 등기는 위 법 소정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마쳐진 것으로서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로 추정된다 할 것이므로 위 법에 의하여 경료된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소구하려는 자는 그 소유권보존등기 명의자가 임야대장의 명의변경을 함에 있어 첨부한 원인증서인 위 법 소정의 보증서와 확인서가 허위 내지 위조되었다던가 그 밖에 어떤 사유로 인하여 그 보존등기가 위 법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과 입증을 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0. 11. 13. 선고 90다카8616 판결)
고모는 보증서와 확인서가 허위 내지 위조되었다는 사정을 증명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고모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소송 초기부터 이용희 변호사와 함께 적극적으로 자료를 수집하여 대처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어려운 결과가 예상되는 경우에도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